▲ 이희경 서울북부보훈지청 보훈과장
지난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가수 故김광석씨의‘이등병의 편지’를 배경음악으로 생전 서해수호 전사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그들이 부모에게 보냈던 편지가 한 장 한 장 영상으로 띄워지는 가운데, 故최균석 중사의 어머니가 하늘로 떠난 자신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낭독되는 기념식 공연이 있었다.
객석은 눈물바다였고 나또한 마찬가지였다. 남겨진 유가족들의 아픔을 짐작할래야 할 수도 없지만, 내 가슴이 이리 먹먹한데 그분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싶었다.
전사자와 유가족들의 슬픔을 절대 잊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어느새 기억과 다짐은 흐려진 채, 어느덧 해를 넘겨 다시 돌아온 서해수호의 날을 맞고 있다.
올해로 벌써 4회째를 맞은 서해수호의 날은 서해수호 3개 사건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들이 국가 안위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계기로 삼기 위한 날이다.
많은 기념일들이 특정 일자를 지정해 기념하는 것과는 달리 서해수호의 날은 우리 군 희생이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해 3월 넷째 금요일로 지정되었다.
제4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는 오는 22일에 서해수호 3개 사건인 천안함 피격,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사건의 전사자 모두가 안장되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다.
이날 행사는 정부 주요인사, 희생자 유족, 시민, 학생 등 7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되며 식전행사로 합동묘역으로 조성된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묘역과 천안함 묘역 참배, 희생자 추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는 언제나 과거 사건이 주는 교훈과 아픔을 잊지 말자고 강조한다.
그러나 당장 천안함 사건만 하더라도 각박한 세월의 풍파 속에서 나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어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한반도의 평화는 그들의 흘린 피와 땀이 켜켜히 쌓여 이뤄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평화를 너무 당연시 하고 누리는 데만 너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올해 서해수호의 날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흐려져 가는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리고 진정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는 의미 있고 소중한 날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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