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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대마에 대한 규제, 이제는 풀어야 한다

산경일보 2019. 11. 13. 14:37


▲ 김문년 안동시 보건위생과장.


대마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물질의 성질에 따라 합리적으로 분류해야 한다.

 

마약류(대마)의 지정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삼국시대부터 재배해 온 대마는 미국의 산업용 대마Tetrahydrocannabinol; THC 0.3%이하)에 해당되는 식물이다. 


용어 정의도 마리화나(Marihuana)와 산업용 대마(hemp)는 엄연히 구분 사용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마는 물질의 성질에 따라 약리적 문제를 중심으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목적에 논의되어 칸나비디올(Cannabidiol;CBD) 함량이 높은 대마엽이 마약류로 분류되어 사용이 불가한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CBD가 향정신성 약물 특성을 갖고 있지 않아서 남용 또는 의존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국제마약통제 하에 두지 말아야 할 것을 마약위원회(CND)에 권고하고 있고, 2018년 제40차 약물 의존성 전문가 위원회에서 CBD성분이 뇌전증에 있어서 가장 앞선 치료법이며, 다른 많은 의학적 증상에도 유용한 치료제일 수 있다는 근거가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3월 12일부터 해외 대마성분 의약품(Marinol, Cesamet, Sativex, Epidiolex)을 수입·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후속조치가 없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4호에서는 ‘대마초의 종자․뿌리와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은 제외한다’라고 규정이 되어 있어, 대마씨앗과 대마씨유, 대마뿌리는 마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THC의 함량에 과도한 규제를 받고 있어 대마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행법은 종류에 따라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과 대마로 나누고 있으나 이는 위험성에 따른 구별이라고 볼 수 없으며, 과거 마약법, 대마관리법,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을 통합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일본은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과 대마를 위험성에 따라 나누고 있고, 미국도‘통제물질법’을 제정하여 의료용 여부, 남용가능성 여부와 인체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효과를 기준으로 약물을 5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대마를 THC 비율에 따라 구분하여 2018년 12월 20일 「농업법(Farm Bill)」을 제정을 통해 산업용 대마(hemp)를 합법화하여 대마산업에 대한 관심도 증가와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은 약물을 세 개의 범주로 분류하고 A범주에 헤로인, 코카인, LSD, 모르핀 등을, B범주에 대마를, C범주에는 흥분제로 분류하여 형벌 범위에 차이를 두고 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강한 마약류에는 아편과 코카인은 약한 마약류로는 대마와 중독성을 가진 의약품으로 간주하는 등 많은 나라들이 물질의 성질과 약리적 작용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위생의학연구소에 의하면 술은 코카인, 헤로인 등과 같은 1급의 위험성을 지닌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으며, 담배는 대마초보다 더 해롭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마약류를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위험도에 따라 1급에 헤로인, 코카인, 알코올 2급에 심리자극제, 환각제, 담배, 정신안정제 그리고 3급으로 대마초를 분류했다.


영국의학협회(1997년) 보고서에 의하면, 대마 과용으로 사람이 사망하기 위해서는 대마에 중독되어 많은 대마를 사용하는 사람의 2년 치 사용량(15 파운드)의 대마를 한 번에 투약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2001년)은 마리화나(Marihuana)의 THC 성분이 항암제 투여 후의 구역질과 에이즈 환자의 체중감소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는 등 마리화나(Marihuana)의 효능을 인정하는 세계 각국 연구기관들의 연구보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의료용으로 사용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또한 암성 통증, 뇌신경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서 대마와 칸나비노이드(Cannabinoids)를 사용하여 개선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과학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마약류가 계속 합성되고, 기존의 마약류에 대하여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마약류의 기준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으나, 이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약물의 위험성과 의존성 잠재력에 따라 마약과 향정신성 의약품을 강한 약물로, 그리고 대마를 약한 약물로 THC 함량에 따라 0.3%이상은 마리화나(Marihuana), 0.3%미만은 헴프(Hemp)로 구별하여 대마의 지정기준을 마련 할 필요가 있다. 


최근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한 섬유의 대량생산과 직조기능 보유자 고령화로 명맥이 끊기고 있는 국내 전통섬유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섬유용과 종자 재배만을 위한 허가는 시대 흐름과 상반된다. 


세계 대마정책 흐름에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마산업육성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과  향정신성의약품이나 마약처럼 대마성분도 의약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 대마새싹과 대마 뿌리 등을 식품공전에 등재, 대마를 한약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등재, 대마 규제자유특구지정, 대마 우량종자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마약류의 위험성 정도에 따라 대마와 다른 마약류(아편, 헤로인 등)를 성질별로 구별하여 마약류 분류기준 등을 국회와 중앙정부가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