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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코로나19 지원근무'를 다녀와서

산경일보 2020. 4. 6. 11:24


▲ 한선근 보성119안전센터 소방위.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이 연신 꽃잎을 뿌려 데며 힘내라고 하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위축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우리가 과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구‘코로나19’확진자가 급증하던 2월말, 소방청 동원령이 발령되어 전국 119구급대는 순차적으로 한 달가량 희망자 위주로 대구로 지원을 가게 됐다. 


누군가 가야한다면 내가 가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원해서 경증 환진자를 자택에서 병원이나 치료병원이 확보된 타 시도로 이송하기 위해 버스가 대기하는 ‘대구 스타디움’ 등으로 옮기는 일을 했다.


방호복을 입고 지령서에 있는 주소로 가는 길에 시야가 제한적이고 숨소리가 거칠게 들릴 정도로 긴장된 것을 느끼며 도착한 확진자 자택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타는 어린 소녀를 보며 죄인도 아닌데 죄인처럼 위축된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육일간의 대구 지원근무 기간 중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된 대구 119구급대 집결 현장에는 도처에서 전달된 식음료 등 격려물품, “119구급대 감사하고 힘내세요”하는 플래카드와 고생한다며 힘내라는 대구시민의 말 한마디는 오히려 힘을 내게 하는 또 다른 힘이었다.


대구시민에게 도움이 되고자 갔던 ‘코로나19’지원근무는 또 다른 분들이 우리에게 건넨 위로와 격려로 오히려 힘을 낼 수 있었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라면 ‘코로나19’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코로나19’감염병으로 힘든 지금,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개인위행 철저,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자 수칙 준수 등 타인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