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독자기고

사회초년생의 좌충우돌 성장기

산경일보 2020. 1. 30. 14:28


▲ 임두홍 순경 (안성경찰서 양성파출소).



2015년 5월 중순경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이유 없이 초등학생 자녀를 때리는 가정폭력 현장에 출동한 남자경찰관이 아이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술에 취해 광기에 휩싸인 아저씨를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약 3년, 긴 수험생활 끝에 드디어 대한민국 경찰이 됐고 지금은 경찰에 입문한지 10개월 이 채 안된 새내기 경찰관입니다. 


사회에서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경찰관이 되자는 굳은 마음으로 중앙경찰학교에서 8개월간의 이론 및 실무교육을 받고 꿈에 그리던 안성경찰서 양성파출소로 발령받아 근무를 하게 됐지만 사회초년생이 세상을 너무나 쉽게 본 것 같아 지금은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신고출동 대다수의 사건이 주취상태로 인사불성이 되신 주민들의 욕설과 폭언이었으며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도움을 손길을 내밀면 대뜸 막말을 들어가며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니 처음 마음먹은 굳은 다짐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걱정과 꿈에 대한 괴리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선배님은 자신의 사회초년생을 돌아보며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며 당시에 느꼈던 어려움과 고충에 대해 말씀해주시며 현재의 저를 이해해주셨고, 제가 가진 장점에 대해서 칭찬해주시고 저 스스로 깨닫기 어렵던 단점을 고칠 수 있도록 진심어린 충고를 해주셨습니다.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약 1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고 저 스스로 깨우친 점은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저를 조건 없이 지지해 주는 분 1/3, 이유 없이 좋지 않게 보시는 분 1/3, 제가 무엇을 하든 저에게 관심이 없으신 분 1/3의 비율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저만의 가치관을 갖고서 저를 지지하고 이해해주시는 분들과 좋은 감정을 공유하다 보니 저에게 관심이 없거나 좋지 않게 보시던 직원 분들이 저를 좋아하게 됐고 처음에는 그렇게나 힘들고 어려웠던 업무들도 무난히 해결하며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말처럼 사람이 모인 사회는 들판에 있는 꽃밭처럼 아름다울 것이며, 따사로운 햇볕과 질 좋은 양분을 바탕으로 피어난 꽃은 이 아름다운 세상을 한껏 느끼고 꽃밭을 빛내는 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처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적응한다면 ‘빛과 소금’같은 아름다운 사회인으로 물들어갈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