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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일보]비워둘 곳은 항상 비워두자

산경일보 2018. 11. 29. 15:17


 ▲정일영 고양소방서


지난 2017년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은 뜨겁지 않고 너무 추웠다.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들은 너무 매섭고 쓰라렸다. 우리의 동료이자 불을 진화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불을 제대로 끄지 못했다는 이유로 유족들에게 항고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제천화재로 인해 많은 문제가 제기됐고 언론들은 이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하라고 아우성을 치는 사이에 해결 법안이 생각보다 빨리 통과됐다.


제천화재를 키운 가장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불과 몇 분만에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인해 지체돼서 대형화재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는 가까운 건물 앞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치부하고 그냥 무심코 그 건물을 지나쳐 버린다.


이제 비워둘 곳은 항상 비워둬야겠다. 지난 2월 9일 소방기본법이 개정돼서 8월 10일부터 아파트 단지 내 소방차 전용구역 확보가 의무화가 됐다. 


개정 내용은 100세대 이상 아파트, 3층 이상 기숙사에는 각 동별 전면 혹은 후면에 6m×12m 크기로 1개소 이상의 소방차 전용구역을 설치해야 하고, 소방차 전용구역에 차를 주차하거나 전용구역에의 진입을 가로막는 등의 행위를 하면 1차 50만원, 2차 이상은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된다. 


특히 소방차 전용구역 관련 규정은 소방기본법 부칙에서 적용특례를 두어 이법 시행 후 최초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됨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법안은 소방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커지면서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처리됐을 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관련부서의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의식 전환이 병행돼서야 할 것이다.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체념하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제천화재 이상의 화재가 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주차공간도 부족한데 괜히 비워둘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지 말자.비워둘 곳은 항상 비워져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두었으면 한다. 

다시는 불법 주‧정차로 인해 대형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나부터 마음가짐을 다시 해 본다. 우리 모두가 참여하는 날까지 비워둘 곳은 비워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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