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문화

땅끝 해남 인송문학촌 토문재 2025년도 입주작가 선정

산경일보 2025. 2. 17. 13:19
영감이 샘물처럼 떠오르는 창작 레지던스 공간

 

▲ 인송문학촌 창작레지던스 집필 공간 심사위원회.

땅끝 해남 인송문학촌 토문재 촌장 박병두, 수원영화인협회장(시나리오작가, 소설가)은 지난 8일, 25년도 창작레지던스 집필 공간 심사위원회를 열고, 토문재 입주작가를 선정했다.

곽재구(시인), 김령(시인), 송소영(여행작가, 시인), 이기호(소설가. 광주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정찬주(소설가), 최재봉(한겨레신문 문학전문기자)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시, 수필, 소설, 동화, 평론, 희곡, 영화, 다큐멘터리, 기록문 작가들이 신청한 서류를 중심으로, 등단 연도 및 매체, 저서, 공연, 수상, 작품활동 경력, 인문학 기여도 등을 기준 삼아, 신청작가 171명 중, 65명을 선정했다. 

곽재구 시인은 “삶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좋은 세상에 대한 열망과 꿈으로 범벅이 된 작가들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사회는 건강하고 아름답다며, 글쟁이가 밤을 새워 자신의 영혼을 악마적인 삶의 모순들과 싸우고, 공연 예술가들이 그들의 무대를 인생에 대한 새로운 꿈과 열정으로 채우고, 영화 창작자들이 가슴 설레는 인간의 연기와 영상으로 작품을 쏟아내는 세상만큼 아름다운 세상이 있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령 시인은 23년 토문재 입주작가로 선정되어 창작 수혜를 경험한 작가로, 24년 인송문학촌 심포지엄 “프란츠 카프카, 땅끝 해남에서 만나다”에 참여한 바 있다. 작가는 “예술인들에게 이러한 기회가 제도적으로 주어진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다가왔다며, 내가 낸 세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핏줄처럼 흐르며 어떤 분야, 어떤 사람에게 생명줄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신중하게 작가들의 신청서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송소영 시인, 여행작가는 인송문학촌 운영위원으로서 “슬픔과 상처가 무엇이고, 가난이 무엇이며, 이웃의 밥 먹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촌장의 평소 인문주의 정신과 사유를 알기에, 절박한 작가들을 입주작가로 선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기호 소설가는 “전국에 작가 레지던시 공간시설이 있지만, 글을 토해내는 집, 토문재는 구별되는 특장점이 뚜렷하고, 해남 땅끝마을에 위치한 입지가 매력적이며, 송호리 해수욕장과 주변 임도는 작가들이 글쓰기 집중에 최적의 장소이자 동시에, 산과 바다의 수려한 풍광으로 머리를 식히고,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산책 코스로도 훌륭하며, 입주 기간을 1년, 2개월, 1개월, 2주, 1주 단위로 세분화해서, 직장에 다니며 창작을 병행하는 작가들의 경우에 긴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만큼, 휴가를 내서 1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글을 정리할 수 있는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정찬주 소설가는 화순군 이불재 작업실에서 폭설로 인해 발이 묶여 참석은 못했지만 “입주작가들의 뒷모습이, 참모습”이라고 말했다.

최재봉 한겨레신문 문학전문 기자는 “사람을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절대 요소 중 하나가 장소이듯, 문학 작품은 그것이 만들어지는 장소에 따라 그 색깔과 리듬, 어조와 질문이 달라진다. 그래서 인송문학촌 토문재와 같은 장소가 더더욱 소중하고 귀하다. 작가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장소를 내주고 품어준다는 것, 아무런 방해 없이 오롯이 작품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문학이기 때문이다. 인송문학촌 토문재는 특이하게도 1주 단위 입주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론 그 프로그램에 더 많은 눈길이 갔다. 이런 짧은 단위의 입주 프로그램은 개별 작가들의 사정을 잘 살핀, 보다, 세밀한 운영방식이며. 또 그만큼 관리자의 손길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인송문학촌토문재 박병두 촌장은 30년 공직을 마감하고, 고향인 해남으로 귀향해, 2020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땅끝에 2천3백평 부지를 마련하고, 사재를 털어 전통 한옥을 짓고, 창작실 6실, 세미나실, 휴게실 북카페, 육각정 정자(인송정)을 신축했다.

25년 선정된 작가들은,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일부 지원을 받아 숨과 쉼으로, 의식주 고민에서 벗어나 창작에만 몰입도를 높이고, 작가들에게 집중력과 맑은 영혼을 도와, 성실한 글 밭을 일굴 수 있도록 자리매김하는 데 4년에 접어들었다.